암행어사

지친 나그네여
영혼의 골수가 말랐을 땐 은하수 한 잔에 별빛을 타서 마시세요
가까이 오세요. 재와 흙이 된 당신의 머리 위에 꽃을 심어 줄게요
당신의 마음은 때묻지 않은 깃털 하나
당신의 마음은 산골짜기에 숨겨진 일급수 옹달샘
당신의 마음은 꺼지지 않는 촛불 한 송이

꽹과리 소리는 점점 더 가까워오고
난 질질 침을 흘리며 용암과 같이 달궈진 이 감정을
하염없이 망치로 후려치고 있다
어두운 시대에 등불을 켜고 저항과 낭만의 상징을 찾고 있는데
온 들판에 패배의 곡소리만 만연하니
죽음에 중독된 송장아
송장답게 너는 그 입을 다물라

빛의 도담이 묵을 사랑방에
얼른 군불 때고 다과를 가져온
냉수 한 잔과 뽀송뽀송한 이불과
잘 차려진 밥상과 긴 담소가 준비되어 있으니
아끼던 이야기 보따리 함 풀어보시죠

증기열차 같은 우리의 행진은 아직 멈추지 않았고
아직 패배치 아니하였고
정의는 아직 죽지 아니하였습니다

암행어사 출두야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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