극단적인 로맨티스트들이 있었다
사랑을 얻기 위해
계절의 모든 꽃을 찢어 편지로 만들었고
한 사람의 눈동자에
자신의 전 생애를 걸었던 이들이 있었다
황야의 야수 같이 위험하게 살던 한 사내는
결국 소중한 것이 생겨버려서
그것을 지키려
필사적으로 머리를 숙일 것이다
폭죽 같은 사랑
폭발 없는 냉전
순간은 영원을 위해
영원은 순간을 위해
한 줄기 불꽃처럼
저마다의 아름다움을 좇다가
너무 일찍,
세상과 이별했다
누구는 물속에서,
누구는 벽에 기대어,
누구는 시의 마지막 행에서
멈췄다
사랑을 이룬 이들은
조용히 책상으로 돌아와
노동에 익숙해졌고
삶과 타협하며
아무 일 없던 듯
평범한 죽음을 받아들였다
어떤 이들은 스물다섯에 죽지만, 일흔다섯이 되어서야 땅에 묻힌다고한다
시인에게
사랑 잃은 삶 따위의
끔찍하고 배덕한 경우를
상상이나 할 수 있겠는가
사랑 없는 시 따위
그래서 로맨티스트는 오늘도 종이 위에 피를 흘리듯
다시 외친다—
사랑이 아니면 죽음을 달라

극단적 로맨티스트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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